국제

트럼프 "러·우 전쟁 협상에 엄청난 진전"…28개 조항 평화안 막판 조율

Yesojun 2025. 11. 26. 08:42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주 소셜미디어를 통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2025년 11월 25일 백악관 추수감사절 행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에 매우 가까워지고 있다고 본다"며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고 확인했다.

 

미국이 초안을 작성한 '28개 조항 평화 계획'이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남은 이견을 조율하고 협상을 확정짓기 위해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와 댄 드리스콜 육군 장관을 각각 모스크바와 우크라이나로 급파했다고 전했다.

 

28개 조항 평화 계획의 핵심 내용

트럼프 행정부가 제안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위한 28개 조항 평화 계획의 4개 주요 범주를 보여주는 인포그래픽
28개 조항 평화 계획의 4개 주요 범주(우크라이나 평화, 평화 보장 방안, 유럽 안보, 미·러·우 관계)를 시각화한 인포그래픽

 

미국 언론이 보도한 바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의 평화 계획은 당초 28개 항목으로 구성되었으며, 4개 주요 범주로 나뉜다. △우크라이나 평화 △평화 보장 방안 △유럽 안보 △향후 러시아-우크라이나와 미국과의 관계 등이다.

 

주요 조항으로는 우크라이나의 주권 확인과 함께 조건부 안보 보장, 우크라이나의 비동맹 지위 및 NATO 가입 거부 헌법 명시, NATO의 우크라이나 회원국 불가 확인 등이 포함됐다. 특히 러시아가 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에 대한 사실상의 완전한 통제권을 확보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 계획이 "러시아의 요구를 거의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돈바스 지역 전체를 러시아에 넘기고 우크라이나군 병력을 감축하는 등 러시아 측에 크게 유리한 조건이라고 분석했다.

 

협상 경과: 미·러 비밀 접촉과 제네바 회담

악시오스와 NBC뉴스에 따르면,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와 러시아의 키릴 드미트리예프 경제투자협력 특사가 지난 10월 24~26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만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휴전 방안을 논의했다. 드미트리예프 특사는 "이번에는 러시아의 입장이 실질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러시아가 전장에서 추가적인 성공을 거둔 상황을 배경으로 한 것"이라고 밝혔다.

11월 23일에는 제네바에서 공식 회담이 열렸다.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우크라이나 측 대표들이 참석해 26~28개 항목으로 구성된 미국 계획 초안을 논의했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위트코프 특사와 루비오 장관은 지난 한달 동안 조용히 구상과 관련해 일해왔다"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측과 동등하게 접촉해왔다"고 밝혔다.

고위급 특사 급파로 협상 가속화

트럼프 대통령은 협상을 마무리짓기 위해 고위급 특사들을 양측에 급파했다. 댄 드리스콜 육군 장관이 이끄는 고위 군 대표단은 11월 19~20일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났다. 레빗 대변인은 "드리스콜과 통화했으며 그는 회담 후 매우 낙관적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드리스콜 장관은 11월 25일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러시아 관리들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CBS 뉴스는 이 회담에서 평화안과 관련한 추가 논의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한편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는 모스크바로 파견되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우크라이나의 반응: 조건부 수용 가능성

미국 측 정부 관리는 "우크라이나가 평화 합의안에 동의했다"며 "세부 조항 일부를 정리가 필요하지만 우크라이나는 합의 자체에 응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1월 25일 X(구 트위터)를 통해 "제네바 회담 이후 평화를 향한 길을 현실화할 다양한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며 "분명한 성과가 있지만 해야 할 일도 많다"고 전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미국 측에 일부 조항의 수정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전후 우크라이나군 규모를 미국 측 제안이었던 60만 명에서 80만 명으로 변경하고, NATO의 추가 확장 제한과 관련한 표현도 완화하는 등 자국 입장을 반영시켰다.

 

러시아의 신중한 반응

러시아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아니다, 우리는 공식적으로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며 "실질적인 논의도 없었다"고 밝혔다. 다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안보위원회 회의에서 "모스크바가 워싱턴으로부터 이 제안을 받았다"고 언급하며 협상 참여 의지를 내비쳤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지만, 현재 상황에도 만족하고 있다"고 밝혀 여유로운 입장을 보였다. 이는 러시아가 전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으로 해석된다.

 

유럽의 우려와 미국의 압박

유럽 국가들은 미국의 평화 계획에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대표단은 키이우 주재 미국 대사 관저에서 유럽 국가 대표들과 회담을 갖고 "미국의 제안이 지금까지 제시된 최선의 방안"이라며 "키이우가 거부할 경우 다음 제안은 훨씬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압박했다.

 

영국 키어 스타머 총리는 "우크라이나에 관한 모든 문제는 궁극적으로 우크라이나가 결정해야 한다"고 밝혔으며, 독일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 후보는 "현재의 전선이 모든 협상의 기반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야 칼라스 EU 외교정책 고위대표는 "러시아는 자신이 침공한 국가로부터 어떠한 양보도 받을 법적 권리가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향후 전망: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트럼프 대통령은 "조만간 젤렌스키, 푸틴 대통령과 만나기를 희망적으로 고대하지만, 종전 합의가 마무리되거나 최종 단계에 있을 때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JD 밴스 부통령,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과 함께 모든 진전 상황을 보고받을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전황은 여전히 긴장 상태다. 드리스콜 장관의 우크라이나 방문 전날 러시아는 대규모 미사일·드론 공격을 감행해 최소 25명이 사망했으며, 키이우의 에너지 인프라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는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기 위해 군사적 압박을 지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핵심 요약

  • 트럼프 대통령이 러-우 전쟁 협상에서 "엄청난 진전"을 이뤘다고 발표, 28개 조항 평화 계획이 마무리 단계
  • 미국은 스티브 위트코프 특사를 모스크바로, 댄 드리스콜 육군 장관을 우크라이나·러시아에 급파하여 막판 조율 진행
  • 우크라이나는 일부 조항 수정을 요구하며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혔으나, 러시아는 공식 입장 유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