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 법원, 칼시 예측시장에 네바다주 도박 규제 적용 인정

Yesojun 2025. 11. 26. 07:08

2025년 11월 25일, 라스베이거스 연방법원이 예측시장 플랫폼 '칼시(Kalshi)'를 둘러싼 규제 논쟁에서 네바다주 게임 규제 당국의 집행 권한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앤드류 고든(Andrew Gordon) 판사는 지난 4월 칼시에 부여했던 규제 방어 명령(preliminary injunction)을 철회하며, 칼시의 스포츠 베팅 계약이 연방 규제 대상인 파생상품(스왑)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예측시장 산업 전반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네바다 당국은 이제 칼시에 대해 민·형사 제재를 포함한 단속이 가능해졌으며, 칼시 측은 즉각 항소와 함께 긴급 효력 정지를 신청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판결의 핵심: 연방 파생상품이 아닌 주 차원 도박으로 규정

 

고든 판사는 판결문에서 "칼시는 이미 복잡한 상품거래법(CEA)을 무리하게 해석하여 주정부 규제를 회피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칼시의 해석대로라면 미국 전역의 모든 스포츠 베팅이 주정부와 원주민 부족이 아닌 CFTC의 관할이 되는데, 이는 수십 년간 유지된 도박 규제의 연방주의를 뒤집는 것이며 의회의 입법 의도에도 반한다고 판단했다.

 

특히 판사는 스왑(swap)의 정의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상품거래법에 따르면 스왑은 "잠재적 금융적·경제적·상업적 결과와 연관된 사건의 발생 여부에 의존하는 계약"을 포함한다. 하지만 고든 판사는 "칼시의 정의는 지나치게 광범위해서 거의 모든 것이 스왑이 될 수 있다"며, "칼시의 영리한 사람들이 등장하기 전까지 아무도 스포츠 베팅을 상품이나 스왑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칼시는 승소 가능성 낮다는 법원 판단

판결문에서 고든 판사는 "칼시가 본안 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네바다 도박 통제 위원회가 입증했다"고 밝혔다. 다만 "본안에 대한 중대한 쟁점(serious questions)이 있다"고 인정하면서도, 피해의 균형은 네바다 측으로 기울며 공익 역시 금지명령 해제를 지지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칼시가 지난 10월 경쟁사 크립토닷컴(Crypto.com)이 유사한 소송에서 패소한 후 신청한 재검토 요청에 대한 답변이다. 크립토닷컴은 고든 판사의 판결 이후 이미 네바다에서 스포츠 계약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다.

 

다층적 규제 전선에서 고전하는 예측시장 플랫폼들

현재 칼시는 네바다 외에도 매사추세츠, 뉴저지, 메릴랜드, 오하이오, 애리조나, 일리노이 등 최소 7개 주에서 규제 압박을 받고 있다. 특히 매사추세츠주 법무장관은 2025년 9월 칼시가 무면허 스포츠 베팅을 운영한다며 소송을 제기하고 최대 6억 5천만 달러 규모의 미결제 계약 청산 명령을 요구한 상태다.

 

흥미롭게도 법원마다 판단이 엇갈리고 있다. 뉴저지 연방법원은 칼시에 유리한 금지명령을 발부했고, 메릴랜드는 칼시의 금지명령 신청을 기각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원주민 부족들이 부족 영토 내 칼시 활동 제한을 요구했으나 판사가 CFTC 권한을 인용해 이를 기각했다. 법원 간 해석 차이가 뚜렷해지면서 결국 연방대법원까지 갈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폭발적 성장 속 규제 리스크 증폭

칼시는 2025년 상반기에만 10억 달러 이상의 스포츠 베팅을 처리했으며, 이는 라이선스를 받은 드래프트킹스(DraftKings)나 팬듀얼(FanDuel)보다 높은 비율이다. 특히 9월 22~28일 한 주 동안 전체 거래량 8억 5,5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여러 주간 거래량 신기록을 세웠다. 이 중 3억 5,500만 달러가 NFL 결과에 걸린 금액이었다.

 

이런 성장세를 바탕으로 칼시는 불과 2개월 만에 기업가치를 50억 달러에서 110억 달러로 끌어올리며 10억 달러 이상의 신규 투자를 유치했다. 세쿼이아 캐피털과 캐피털G가 주도한 이번 라운드에는 앤드리슨 호로위츠, 패러다임 등 주요 벤처캐피털이 참여했다.

 

칼시의 반격과 향후 전망

칼시 측은 판결에 즉각 반발하며 고든 판사에게 항소 중 효력 정지(stay pending appeal)를 신청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지방법원에서 기각되면 제9순회항소법원에 긴급 신청을 할 가능성이 높다. 굿윈 로펌의 앤드류 김(Andrew Kim) 변호사는 "이런 복잡한 법령 해석 사건에서 판사들이 자신의 법 해석을 설명하는 것은 일반적"이라면서도, 고든 판사의 CFTC에 대한 우려를 바탕으로 '스왑'을 해석하는 방식은 항소심에서 번복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예측시장이 현재 합법 미국 온라인 스포츠 베팅 시장의 약 3~8%를 차지하지만, 잠재 시장은 스포츠만으로도 1조 달러를 초과할 수 있다고 추정한다. 하지만 "뉴저지, 메릴랜드, 네바다, 매사추세츠에서 계류 중인 주요 사건들" 때문에 규제 리스크가 여전히 높으며, 이 문제는 "결국 미국 대법원으로 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핵심 요약

  • 라스베이거스 연방법원이 칼시의 스포츠 베팅 계약을 연방 파생상품이 아닌 주 차원 도박으로 규정, 네바다 규제 당국의 집행 권한 인정
  • 칼시는 현재 7개 주 이상에서 규제 소송에 직면하고 있으며, 법원마다 판단이 엇갈려 연방대법원 판결 가능성 증가
  • 칼시는 2025년 상반기 10억 달러 이상의 스포츠 베팅을 처리하며 폭발적 성장세를 보였으나, 규제 리스크로 서비스 지속 불확실성 증폭